[Short Interview] 감정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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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에서 건져 올린 영화 〈별과 모래〉

"12편의 영화 가운데 대상 선정작은 감정원 감독의 <별과 모래>입니다. <별과 모래>의 두 주인공은 한눈에 관객의 호감을 사로잡을 인물이 아닙니다. 여자는 무기력해 보이고 남자는 망상에 사로잡힌 것처럼 보입니다. 사회의 통념으로 보면 비난받거나 멸시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영화는 그들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켜봅니다. 그들을 대신해 분노하지도 않고 그들을 불쌍하게 내려다보지도 않습니다. 그 거리감을 시종 유지하면서 영화는 강 건너편에서 강가에 나와 있는 그들을 봅니다.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는 모멸감을 견디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거리에 더해지는 시간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까요? 영화는 얼핏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았던 기적 같은 순간에 다가섭니다. 카메라가 어디에서 바라봐야 이야기가 성립하는지 <별과 모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별과 모래>는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곱씹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서울독립영화제2025 본선 장편경쟁 부문 심사평

〈별과 모래〉가 지난해 2025년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작은 이변이라면 이변이었을 수상이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완성한 작은 영화, 대구의 이야기를 담아 대구의 영화인들이 만든 대구영화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별과 모래〉는 대구 팔현습지 보존 생태운동의 한가운데에서 태어난 영화다. 감정원 감독은 3년간 생태운동에 참여하며 작품을 구상했고, 함께 활동하던 예술행동 팀원들과 최소한의 제작비로 장편을 완성했다. 프로듀서 이승우가 감정원 감독을 만나 작품의 탄생 과정과 현장 비하인드,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짧막하게 인터뷰했다.

이승우 — 수상 축하합니다. 〈별과 모래〉가 이광길 제작지원 선정작이잖아요. 올해(2025년) 받은 거 맞죠?
감정원 — 네, 올해 받았어요. 올봄에 발표가 났고요.
이승우 — 정말 빨리 진행된 편이네요. 그럼 작품 구상이나 제작은 정확히 언제부터였어요?
감정원 — 지난 겨울부터요. 지난 겨울에 시나리오를 쓰긴 했는데, 사실 이미 2년 전쯤에 단편으로 작업을 한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 개발 이슈 같은 사안을 다큐로 풀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언제나 같은 꿈을 꾼다〉라는 30분짜리 다큐 혼합 장르의 짧은 작품을 만들었고요. 그러면서도 〈별과 모래〉라는 아이템은 계속 가지고 있다가, 작년 겨울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는데, 올해로 넘어오면서 갑자기 공사가 시작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는 거예요. 올해 이걸 안 담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결국 장편화하기로 했죠.
이승우 — 배우 구성도 되게 특이하잖아요. 소위 비전문 배우, 그것도 같이 활동하시는 활동원이 주연을 맡았어요. 처음부터 그렇게 하려고 염두에 뒀던 거예요?
감정원 — 처음부터 그러려던 건 아니었는데, 시나리오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인물 캐릭터들이 맞물린 것 같아요. 주인공 세연 역의 수현 씨(안수현) 같은 경우에도 회화 작가인데,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팀원이기도 하거든요. 같이 강을 다녔을 거잖아요. 같이 다니면서 그 친구가 보는 시선이라든지, 제가 그 친구를 봤을 때도 그냥 그 인물로 그려졌어요. 시나리오 쓰면서도 그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들어왔어요. 그 사람이.
이승우 — 배우로 참가한 수현 씨 제외하고, 스태프로 참여한 활동원들도 많죠? 누구누구가 참여하셨죠?
감정원 — 음악가 서민기가 동시녹음을 하고 영화 음악까지 만들었고요. 사진가 장혜진이 현장 스틸로 들어가 있고, 백승현도 "팔현습지를 지키는 예술행동" 회원인데 미술 감독으로 같이 했어요.
이승우 — 백승현 씨는 원래 하시는 일이?
감정원 — 현대미술, 설치작업 위주로 하는 미술 작가예요.
이승우 — 일본인 남자분도 한 분 계시지 않았어요?
감정원 — 네, 서민기의 친구인데 나가사와 타카히로, 핸드팬 연주자예요. 민기랑 같이 음악 공연하러 한국에 왔다가 좀 오래 머무르면서, 자연스럽게 이 영화에 관심도 많고 해서 동시녹음을 함께했죠.

배우의 발견

이승우 — 수현 씨는 연기가 처음이잖아요. 감독 입장에서는 매우 용감한 선택이었을텐데.
감정원 — 잘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배우로 느껴졌어요. 그러니까 그냥 일반인이지만 외관상 어울린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정말 배우의 기질이 느껴졌고. 그래서 별 걱정은 없었어요.
이승우 — 서울독립영화제 인터뷰 보니까 연기 워크숍도 다니셨다면서요?
감정원 — 제가 연결해 줬는데, 두 번밖에 안 했어요. 연기의 기술적인 부분 때문이 아니라, 배우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호흡을 가졌는지 정도를 사전에 소통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다른 두 배우분을 소개시켜 드리고, 한쪽은 2회 차, 다른 한쪽은 하루, 이렇게 세 번 정도 갔던 것 같아요.
이승우 — 솔직히 저는 짧은 클립이랑 스틸로만 봤는데, 같이 활동하는 분이라고는 아예 생각을 못 했거든요. 인터뷰 보면서도 되게 놀랐어요.  현장에서는 어땠어요?
감정원 — 아무 문제 없었어요. 진짜 잘했어요.
이승우 — 예술가 기질이 있으신 분들이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에 능하거나 순간적 몰입, 공감 이런 걸 잘하시는 경우가 많으니까. 타고 나셨나, 이분은?
감정원 — 약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웃음)
이승우 — 하마구치 류스케가 막 붐업되면서 독립 영화 하는 사람들이 <해피 아워>처럼 아마추어 배우 워크숍을 통해 배우발굴하고 같이 각본참여도 시키고, 이런 식으로 어떤 극사실적인 작품 만드는 게 한동안 트렌드처럼 나타났잖아요.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많았고, 대구에서도 마찬가지고. 근데 저는 오히려 그런 느낌의 접근이 많아지다 보니까 답습하는건가 하고 느꼈었는데 이 프로젝트의 기획을 처음 접하고선 진짜 무릎을 쳤거든요. 진정성 측면에서 정말 기가 막힌 프로젝트다. 배우부터 스태프까지, 참 놀랍고 대담하다.
감정원 — 정말 희한하게 흘러갔죠. 이 프로젝트는.

2천만 원의 제작기

이승우 — 사실 이게 제작비가… 이광길 제작지원으로 받은 천만 원이 시드머니였잖아요.
감정원 — 천만 원인데 세금 다 떼고 들어왔죠. (웃음)
이승우 — 스텝 인건비로 대충 다 나갔을 거고.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을 텐데, 총 제작비는 러프하게 얼마예요?
감정원 — 2천만 원이요.
이승우 — 2천만 원! 러닝타임도 꽤 긴데, 계절이 다 담겨서 회차도 많았을 거고. 미술도 많았고. 아, 빠듯하다 빠듯해.
감정원 — 총 회차가 본 촬영 기준 8회차거든요. 인서트 장면들은 촬영 감독님이랑 둘이만 움직이면서 6월부터 계속해서 찍었고, 거의 한 60일 회차 정도 나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본 촬영을 최소화했어요. 회차당 얼마 이렇게 해서 인건비를 지급하기로 계약서를 썼는데, 촬영감독인 최창환 감독님한테는 인건비를 못 드렸죠. 대신 카메라를 사드렸어요. 카메라를 장기 렌탈하려니 너무 비싸서, 저렴한 블랙매직 BMPCC 바디를 중고로 하나 사서 감독님 드리고 인건비 대신 퉁치기로 한 거죠. 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찍었어요. 천만 원은 인건비, 천만 원은 제작비. 후반작업은 포함 안 된 금액이에요.
이승우 — 그러니까요. 후반까진 어려웠겠네요.
감정원 — 그래서 저한테 지금 마이너스 천만 원의 빚이 생겼는데, 상금 받았잖아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그걸로 어느 정도 메꿀 수 있게 됐어요.
이승우 — 클립으로 봐서는 후반작업이 어느 정도 된 것 같던데, 최창환 감독님이 어느 정도 만지셨어요?
감정원 — 색보정이랑 사운드 믹싱 모두 감독님이 거의 다 하셨죠. 근데 5.1채널 믹싱까지는 안 되고 스테레오로 해서, 그걸 맡겨서 뽑아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영어 자막도 해야 되고. 다른 후반 작업들이 좀 남았죠.
이승우 — 결과물을 봤을 때 어때요? 아쉽다 이런 거 없었어요?
감정원 — 룩(Look)이 오히려 좋아요. 미니멀한 BMPCC 패키지가 이번에 굉장히 좋은 선택이었어요. 몸집을 줄여서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현장이었으니까요. 촬영 감독님이 블랙매직으로 촬영하기로 결정하면서부터 DI를 어떻게 할지까지 미리 계획을 하신 것 같아요. 촬영 환경의 모래 질감과 필름의 질감이 맞닿아 있어서, 최근 독립영화에서 좀 낯선 톤으로 필름 룩으로 DI를 했거든요. 저한테는 조금 낯설기도 하고 도전이기도 했는데, 이번 첫 상영에서 그 질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너무 좋다고.

영화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이승우 — 행동원들이 처음 큰 스크린에서 자기가 참여한 작업을 본 소감은 어땠어요?
감정원 —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만드는 과정은. (웃음) 즐겁게 하기는 했는데, 신체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영화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다, 대단하다, 영화가 달리 보인다." 그런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특히 동시녹음했던 민기가 — 국악 연주자거든요 — 붐폴을 들고 현장 사운드를 하는 건 자기 음악 하는 거랑은 전혀 다르니까,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 일은 처음 겪어봤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극장 가면 주로 자는 사람인데, 완성된 영화가 너무너무 재밌다고. 자기가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웃음) 그리고 미술 감독 백승현 씨. 야외가 대부분이긴 했는데 실내도 꽤 많았어요. 빈 방을 풀 세팅해야 했는데, 세상에 너무 잘하는 거예요. 이게 되게 흥미로웠어요. 영화에서 미술이 제일 어려운 파트거든요, 저한테는. 아이디어 회의가 원활하지 않으면 늘 시간에 쫓기고 어설프고. 근데 이번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이승우 — 능력 있는 영화인들을 새로 발굴해낸 거네요.
감정원 — 그렇죠. 본의 아니게. 그리고 민기가 동시녹음을 하면서 영화의 시간을 실시간으로 같이 겪었잖아요. 그래서 본인이 영화 음악을 만들어서 저한테 선물로 줬어요. 그 음악에 이 시간들이 다 들어가 있는 거예요, 이 서사가. 그것도 저한테 되게 진귀한 경험이었어요. 신기했어요.
이승우 — 자연 소재 영화를 보면 늘 생각하잖아요,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현장은 지옥이었겠구나. 편의시설 거의 없는 로케이션에서 한여름에 찍었을 텐데.
감정원 — 힘들었어요. 근데 저는 감독이라서 괜찮았던 것 같고, 스태프들은 모르겠어요. (웃음)
이승우 — 스틸 사진 보니까 어떤 가정집 같은 데서 스태프들이 배우들이랑 다 같이 모여 밥 먹는 사진이 있더라고요. 통상적인 영화 촬영 현장 같지 않고, 가족들이 모여서 밥 먹고, 친구들이 포틀럭 파티 하는 느낌이어서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감정원 — 근데 진짜 그런 분위기로 계속 갔어요. 현장에서는 당연히 다들 피곤하고 더위 때문에 몸은 힘들었는데, 서로서로에게 얼굴 찌푸릴 일도 없었고 그냥 마냥 재밌었어요. 사실 저도 이렇게 재미있게 촬영해 본 건 제 인생에서 첫 경험이기도 해요. 이렇게 찍을 수도 있구나하고 이번 촬영을 통해 좀 많이 배웠어요.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균열을 낼 수는 있다

이승우 — 팔현습지 공사가 지금 중단된 상황인가요?
감정원 — 맞아요, 중단됐어요. 환경부에서 중단 지시가 내려와서요. 이번 주 금요일에 낙동강유역환경청 청장을 만나기로 해서 찾아갈 거고요. 촬영 중간인 9월에 세륜 시설 때문에 포클레인이 예고 없이 들어왔어요. 이때 긴급 기자회견하고 시민들 모으고 빠르게 움직였었고요. 11월에도 72시간, 3일 내내 현장을 지키면서 활동을 했어요. 그리고 그 활동 마지막 날에 영화의 엔딩 장면을 촬영했어요. 아예 72시간 예술행동 프로그램 안에 끼워서 진행했죠. 그때 오신 시민분들이 영화에도 출연하시고.
이승우 — 시나리오 상의 계획이 현장 상황에 따라 바뀐 부분도 있었다는 거네요.
감정원 — 조금 그런 부분도 있어요. 원래 있던 장면이긴 했는데, 공사가 들어가면 못 찍으니까 일단 여름 촬영 끝내고 상황을 지켜보자 했었죠.
이승우 — 지금 상황은 습지를 가로지르는 다리 건설 같은 것들이 잠정 중단되어 있는 거죠?
감정원 — 네, 근데 잠정 중단이에요. 근데 이미 예산은 책정되어 있고 일부가 많이 소진됐기 때문에, 언제든 공사가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에요. 지금 시민 반대가 점점 불어나고 있고, 저희도 계속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대면 요청을 한 거죠. 금요일에 만나 뵙고 나면 조금 더 명확해질까 싶어요.
이승우 — 지금은 좀 긍정적인 방향이에요?
감정원 — 기대는 하는데 믿지는 않고 있어요. 언제 또 어떻게 튈지 모르니까.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지켜봐야죠.

천만 원의 제작비, 그럼에도 밀어붙인 이유

이승우 — 서울독립영화제 이광길 제작지원작에 선정되면서 물꼬가 좀 트여서 시작한 거겠는데, 처음에 제작비 천만 원을 받았을 때 걱정되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장편을 덜컥 시작하기에는 애매한 금액이기도 하니까.
감정원 — 맞아요. 근데 처음에는 제작비 지원 안 받고 찍으려고 했어요. 팔현습지 행동원들이랑 이 사안을 알리고 싶은데 극영화로 풀고 싶고, 부드럽게 접근하고 싶었거든요. 다른 장르는 바로 공연을 한다든지, 사진 찍어서 어디 올린다든지가 가능한데, 제 장르는 그게 안 되잖아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도와달라고 얘기하고, 우리 안에서의 프로젝트로 인건비 없이 만들자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근데 준비하면서 힘을 받고 싶었어요. 내 안의 동기도 중요하지만 외부적인 강제나 동력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가 한정 없이 늘어지는 것도 싫었고. 마침 그때가 딱 데드라인이 필요했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안 그러면 이게 계속 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원받고 나서는 약간 아득해졌죠. "천만 원… 어떻게 하지?" 근데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아예 돈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천만 원이 생긴 거니까, 인건비를 주면 되겠다. 그렇게 시작했어요.
이승우 — 최창환 감독님은 처음에 반대하셨다면서요?
감정원 — 네,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 같은 걸 내서 좀 천천히 준비하라고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근데 올해가 아니면 공사가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으니 아예 찍을 수 없게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이 사안을 알리는 게 저한테 더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 물론 영화적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 그래서 올해 그냥 밀어붙인 거죠. 그리고 스텝과 배우들한테 이 상황을 진솔하게 다 얘기했어요. 개발 이슈에 맞서 습지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는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같이 작업했고, 그래서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어요.

배급,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

이승우 — 배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요?
감정원 — 한 업체랑 미팅을 했고, 두 군데 정도 더 연락이 왔는데 크게 고민하지 않고 이번 주 중에 결정하려고요.
이승우 — 그래요. 자체 배급은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아직은 한계가 명확하니까. (※감정원 감독은 전작 〈희수〉를 지역 창작자가 주축이 되어 설립한 컨티뉴이티 협동조합을 통해 자체 배급한 바 있다.)
감정원 — 후반 작업도 1월 안에 마무리하고 싶어요. 영어 자막 작업하고, DI 좀 마무리하고, 사운드를 어떻게 할 건지 정리해서 1월 중에는 완료하려고요.
이승우 — 대구에서 별도 상영 계획은 없어요?
감정원 — 12월 안에 도와주시는 분들 초대해서 시사회처럼 하려 했는데 도저히 일정이 안 됐어요. 오오극장에서 개관 영화제 때 상영하자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때 아니면 1월에 한 번 더 자리를 마련할까 하고 있어요.
이승우 — 앞으로 차기작 구상은 있어요?
감정원 — 2026년에 바로 쓸 거예요. 지난 3년 동안 계속 고민하던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요. 머릿속으로 조각을 계속 맞추고 있는데, 곧 다 맞춰질 것 같아요.
이승우 — 〈별과 모래〉와 연계되는 건가요?
감정원 — 연계라면 연계인데, 좀 더 확장된 이야기예요. 대구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강을 다니면서 시작된 것 같긴 한데, 강의 이야기는 아니고 도시의 이야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조금 방대한 프로젝트라 아직 더 다듬어야 하지만요.
이승우 — 배급사 미팅하면서도 차기작 이야기가 나왔다면서요?
감정원 — 네, 뭐 고민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냐 물어보시더라고요. SF 영화라고 했더니 관심을 가져주셔서. 제작사와 연결해서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솔직히 제작지원 받아서 하는 건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요.
이승우 — 근데 또 받을 수 있으면 받아야죠. (웃음)
감정원 — 그렇죠. (웃음)
이승우 — 급하진 않으니 나중에 더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네요. 오늘 이야기 정말 차고 넘치네요. 감사합니다. 2026년에 극장에서 또 뵙죠.
감정원 — 감사합니다.

〈별과 모래〉가 좋은 영화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만들 수 없을 종류의 영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프레임 바깥의 치열한 현실이 프레임 안의 서사에 스며들어 만들어낸 극사실성. 그것은 연출의 기교가 아니라 감독의 삶과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감독이 공유하는 가치와 진정성이 화면 위에 고스란히 얹혀 있고, 60여 회차에 걸쳐 습지를 찾아 담아낸 자연의 풍광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영화의 큰 축으로 기능한다. <별과 모래>는 결국 같은 강을 걷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하나의 이야기에 응답한 결과물인 셈이다.

※ 이 인터뷰는 2025년 12월 17일에 진행되었으며, 작품 및 활동 관련 상황은 인터뷰 당시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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