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과거 본인이 저지른 잘못을 평생의 후회로 안고 사는 종훈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회개를 얻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사과가 아닌 그저 본인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는 이것을 쉽게 깨닫지 못한다. 한편 종훈은 우연히 나타난 지수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관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지수는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밝은 성격을 지녔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에는 깊은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돈이 없어 교회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현재 상황은 그녀의 깊은 아킬레스건이다.
최목사는 그들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악용하는 인물이다. 한동안 주인 없이 방치된 폐 교회에 불현듯 나타난 그는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한다. 이후, 친근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이용하여, 주로 교회를 찾는 70대 이상 노인들의 재물을 갈취한다. 지수의 할머니도 갈취의 대상이었다. 지수의 할머니가 병환으로 세상을 등지자, 지수는 어쩔 수 없이 교회의 골방에서 지내게 된다. 최목사는 그런 지수를 음흉한 눈길로 쳐다본다.
최목사에게는 종훈도 그저 하나의 이용거리에 불과하다.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기 위해 교회를 찾은 종훈에게, 최목사는 마음의 죄를 위로받기 위해서는 물질이 필요하다는 장황한 설교를 늘어놓는다. 가엾고 어리석은 영혼은 오늘도 최목사의 밥줄을 이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