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누구에게나 유한한 삶. 그 삶을 지배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나 신념보다는 타인의 그것인 경우가 대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세상은 이처럼이나 예쁜 놀이공원이지만, 우리는 행복하게 놀기 보다는 주어진 것들에 나를 맞춰 넣기에 급급한 건 아닌지, 그렇게 유한한 삶을 아깝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종교와 죽음은 오래 전부터 예술이 다루어왔던 내용이지만 여전히 논쟁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신을 믿지 않는 한 청년이 가지게 되는 단절감과 고독감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리고 점점 더 가족 공동체가 힘을 잃고 개인화, 파편화 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혼자라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한 여성의 고독감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타인과 타인이 만나 공감을 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을 통해 고독한 현대인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고자 한다.
줄거리
신의 존재와 내세가 믿기지 않는 현태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아들이다. 어느 날, 자신이 위암이라는 사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알게 된 가족들은 신앙에 맡기기를 권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마저 자신이 믿지 않는 것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단호히 표현할 수 없는 현태는 사라지는 쪽을 선택한다. 그렇게 생애 첫 해외여행을 하게 되고, 라오스의 방비엥에서 선희를 만난다.
사연은 다르지만 단절감/고독감과 같은 공통의 내면을 가지고 있던 낯선 두 사람은, 낯선 공간과 낯선 시간 속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