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영화리뷰 ➄ <겨울캠프>,<수능을 치려면>,<아무 잘못 없는>,<점핑클럽>,<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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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캠프> 리뷰

금동현

영양사로 갓 부임한 은혜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딸 주영을 아토피 치유 캠프에 보내고 싶다. 장주선 감독은 겨울캠프의 소개를 이렇게 적었다. 간소한 소개와 달리 겨울캠프에는 많은 인물이 나온다. 은혜의 직장 동료인 세 명의 조리사, 사건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트럭기사, 그리고 댄스 동아리 아이들. 그렇지만 겨울캠프의 소개에 다른 등장인물을 더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어떤 은혜와 주영이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건,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건 은혜와 주영 사이기 때문이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겨울캠프의 카메라는 3인 이상의 대화 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영화의 말미 겨울 방학 계획을 물을 때 드물게 카메라가 한 명의 조리사 가까이 들어가지만, 그럼에도 겨울캠프는 조리사1-은혜-조리사2와 같은 방식의 다인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 은혜가 상대하는 건 그 조리사 개인이라기보다 자신의 직장동료라는 관념 그보다 정확히는 당면한 일의 과제에 가깝다. 만일 겨울캠프가 그리고자 하는 게 혹자의 평가처럼 은혜와 주영을 둘러싼 관계 혹은 사회라면 이러한 측면은 영화의 한계다. 그러나 겨울캠프의 목적은 사회에 있지 않다. 겨울캠프가 그리고자 하는 건 다시 한 번, 장주선 감독의 소개말처럼 은혜와 주영 두 사람의 관계다. 겨울캠프가 은혜의 눈을 빌린 조리사를 일의 과제로 축소할 때, 은혜는 눈앞의 조리사를 조리사일의 과제겨울 캠프결국 주영으로 파악한다.

물리적인 거리에도 불구하고 은혜와 주영을 잇는 것은 관리를 지속해야 하는 주영의 아토피라는 설정이다.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아토피는 은혜와 주영을 항상 잇는다. 노력하면 (옷으로 가리는 방법으로) 은폐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릴 수 없게 튀어나온다. 겨울캠프는 그것이 관계임을 보여준다.




<수능을 치려면> 리뷰

박정윤

수능. 그 앞에서 우린 필연적으로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막상 지나 보면 그렇지만도 않지만, 당시에는 마치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는 시험. <수능을 치려면>은 수능의 이런 성질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었다. 영화에선 해가 떠있을 때는 나오지 않는다던 좀비가 왜 하필 수능 당일에 설치기 시작했는지 그 어떤 설명도 덧붙여주지 않는다. 재난이란 건 보통 그래왔기 때문이다. 우리를 몇 년씩이나 묶어두었던 코로나-19, 실제로 수능을 미루게 만들었던 지진도 모두 어떠한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찾아왔다. <수능을 치려면> 좀비라는 재난은 반드시 치러야만 하는 수능과 맞물려 영화 속에서 다섯 아이들의 모든 행동의 원동력이 된다.

영화의 주인공 유리는 재수를 그거라고 부르며 절대 그 단어를 입에 담지 않는다. 수능을 치기도 전에 수능을 잘 치지 못할 경우를 먼저 생각하기도 한다. 유리는 요약 노트를 미소가 빼앗아 가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멀미가 심해 창을 열어야 하지만 히터를 켰는데 창을 연다며 화를 내는 운전 기사 아저씨한테 변명 한 번 하지 못한다. 영화 초입의 유리는 이렇게나 불안해하고,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인물이었다. 이 영화는 결국 유리의 성장기이자 각기 뚜렷한 특색을 가진 유리, 수지, 미소, 아리, 한별 다섯 친구가 서로의 팔을 붙들어주는 사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운전 기사 아저씨가 죽었을 때도, 차가 멈추었을 때도 싸 온 도시락을 먹으며 누군가 구해주길 기다리는 일 대신 차를 움직여 보기로 선택한다. 소심하고 겁도 많던 유리가 운전석에 앉고, 다 함께 힘을 합쳐 퍼진 차를 미는 아주 주체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수능은 굳이 따지자면 자의보다는 타의에 의한 선택임이 분명하다. 죽기 살기로 몇 년을 쏟아부었어도 수능을 치기 싫다는 마음만큼은 모두에게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수능을 치려면> 속 다섯 아이들은 결국 수능을 치기 위해 스스로 수험장으로 향했다는 부분에서 의미있게 느껴진다. 비록 그들의 달라진 마음가짐과는 별개로 상황은 그대로일지라도. 방금까지 수능을 응원해주던 친구들이 좀비가 되어 창을 깨질 듯이 두드리고, 좀비에 물렸다는 걸 숨기고서 시험지를 읽어내야 하더라도. 그래도 유리에겐, 또 우리에겐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힘이 있다. 영화가 시작과 끝에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이 문장은 <수능을 치려면> 속에 오롯하게 담겨 관객이 느낄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아무 잘못 없는> 리뷰

김주리


 이야기는 도윤의 네 식구에게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들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영화는 자신만의 완곡함으로 사건의 발단부에 무엇을 찍고, 또 찍지 않을지를 영리하고 사려 깊게 선택해낸다. 이를테면 사고로 찢어져버린 동생의 손바닥을 (마치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영화는 직시하지 않는다. 대신에 넓은 샷으로 옮겨가거나, 사물을 통해 프레임을 나누어 가려내거나, 시간을 조금 흘려보낸 뒤에 또 다른 형태로 그것을 보여줄 뿐이다. 어머니에게 일어난 사건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오프닝 시퀀스의 이러한 기조를 줄곧 유지한 채, <아무 잘못 없는>은 열여섯 도윤이 마주하는 사건 이후의 일상을 올곧게 쫓아간다.

 도윤은 여전히 검도 대회에 나가고 싶다. 그러나 손을 다친 어린 동생은 도윤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간병하는 일에 바쁘다. 도윤의 친구들은 도윤의 합숙을 반기지 않는 듯하다. 갑갑한 나날들 속에서 도윤은, 섣불리 궤도를 이탈하는 대신, 자신 앞에 놓인 일들에 묵묵히 집중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도윤도, 도윤의 아버지와 동생도, 도윤의 친구들도, 그야말로 아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건들은 맞물려 발생해버리고 이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야 만다. 영화는 마치 어떤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 누군가를 가해자나 피해자로밖에 환원할 수 없는 사고방식에 대해 모종의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리고 내게는 그 반감이 삶에 대한 어떤 통찰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아주 괜찮은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영화는 아무 잘못이 없어도 맥락 없는 부조리를 경험하게 되는 삶의 서글픔을 던져놓은 후, 나아가 그 다음에 집중한다. 이 영화가 사건이 지나간 자리를 좇는 방식은 그저 미련 혹은 집착이라기보다는, 외려 사건 이후의 경과를 더듬어 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를 역설하는 듯하다. 이미 상처가 난 곳을 두고 어떻게 그 다음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윤은 시간을 정면으로 부딪혀가며 이내 배우게 된다. 그 과정들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감각은 우선적으로 성장의 고단함일 테지만, 동시에 경이로움이기도 할 것이다. 도윤이 움직여온 궤적이 단단한 용기가 되는 까닭이다.

 그리고 도윤의 걸음걸음을, 영화는 고요하게 비춘다. 영화는 마치 관객에게 도윤의 호흡을 찬찬히 지켜보게끔 알맞은거리감을 부여하고 있는 듯하다. 도윤이 살고 있는 장소를 찬찬히 소개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 큰 세상 속에 던져진 도윤의 작은 (그러나 결코 작지만은 않은) 움직임을 일단은 바라봐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영화는 빈번하게 롱숏을 사용한다. 그런가하면 창틀이나 문틈 사이로 인물들을 엿보는 것처럼 보이는 쇼트들도 꽤 자주 등장한다. 영화가 안내한 대로 도윤과의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 관객은 우직하게 성장하는 인간의 거친 감각을 다시금 체험하는 것 같은 감각 속으로 조금은 느리지만 분명하게 빠져들게 된다.

 영화의 첫 장면, 많은 아이들이 함께 검도를 연습하고 있다. 한창 진행되던 훈련을 잠시 멈추고, 사범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아이들에게 잘할 수 있지?”, 하고 물음을 던진다. 땀에 젖은 얼굴로 그렇다고 우렁차게 대답하던 도윤의 얼굴이 다시금 떠오른다. 그 많은 시간을 거쳐 영화의 말미에 저 자신의 첫 음성에 응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도윤은 다시금, 혹은 계속해서, 자신이 하려던 일을 이어간다. ‘잘 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 이런 물음들에 대해 영화는 자신만의 해답을 알고 있는 듯하다.




<점핑클럽> 리뷰

김주리


 초등학생 지호는 줄넘기 학원에 다닌다. 그런데 학원 선생님은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겨 놓고는 편파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해버리기 일쑤다. 키가 크고 힘이 센 남자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 같다. 지호의 엄마는 줄넘기 학원을 그만 두고 싶어 하는 지호에게 그럼 다른 학원을 다녀보라며 권유하지만, 지호에게는 이제 그런 것들마저 너무 지겹게 느껴진다. 지호의 줄넘기 학원 생활에는 그렇게 크고 작은 불만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위기의 순간에 지호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던 호루라기를 분다. 그런데 줄넘기 학원에서 뛰쳐나온 후 울렸던 그 호루라기 소리는, 다른 아이들의 마음에까지 가닿은 듯하다. 아이들이 몰려든 것은 아이들에게 지호를 돕고 싶은 기특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지만, 무엇보다 응당 그들이 공명하고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 곳에 모여든 아이들은 어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멋대로 활기차게 분투하고, 거칠게 감정을 표출하고, 서로에게 화해를 요청하고, 마침내 그들이 원하던 뜀박질을 시작한다. 혹여나 키가 크지 못해도, 다른 친구들과 달라져도, 어른들의 핀잔을 듣게 되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듯이. 아이들이 경쟁과 속박의 굴레를 자발적으로 이탈하는 순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법을 배운 셈이다.

 영화는 어린 지호와 또래 친구들의 시각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그 덕분에 영화는 어린이들이 세상에 느끼는 감각들을 차근히 소환해내는 데에 성공한다. 어린이가 세상에 대해 느끼는 이질감과 부당함, 그리고 순수하게 무언가를 바라는 천진한 마음이 스크린 너머로 전달된다. 이렇게 소환해낸 감각들을 바탕으로,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아이들의 부딪힘을 다루면서, 영화는 뭉근한 따뜻함을 만들어낸다. 세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린이들이 저마다의 개성대로 자라날 수 있기를 바라는 연출자의 섬세하고 다정한 태도가 반영된 까닭이다.

 영화의 첫 쇼트, 줄넘기 학원에서 지호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줄넘기를 했다. 선생님이 라디오를 끄자 아이들은 일제히 운동을 멈추고, 선생님의 지시대로 경기를 시작해야만 했다. 그러나 영화의 말미에 아이들은 한여름의 들판을 저마다의 웃음소리로 빼곡하게 메운 채, 각자가 원하는 위치에 제멋대로 서서 가쁜 호흡으로 줄을 넘는다. 멈추고 싶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뜀박질을 하는 아이들의 생기 있는 표정을 영화는 놓치지 않는다. 영화는 그 여름날의 활기 속으로 관객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그건 아이들의 세계가 확장되는 일이 우리들의 세계가 확장되는 일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리뷰

김상목

수도권이 아닌 지역의 청년세대는 희망 없는 일상을 보내거나 떠날 기회만 찾는 존재로 설정되곤 한다. 하지만 <처음>지역으로 유입되는 청년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일종의 EXODUS’ 설정이다. 주인공은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고 지역 대학으로 옮겨온다. 어떤 사연을 품었기에 남들은 기 쓰고 ‘IN서울을 외칠 때 굳이 지역으로 내려온 걸까?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궁금증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다.

 

영화는 주인공이 터미널에 내리는 순간부터 만 하루 시간을 담아낸다. 그는 배낭을 메고 트렁크를 끌며 목적지인 대학촌으로 향한다. 하지만 어지간히 급했는지 아직 거처도 마련하지 못했다. 당장 짐 풀 곳을 구하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그를 부동산업자가 포착한다. 얼렁뚱땅하다 보니 창문이 2개나 달린 방을 얻는다. (자취생의 친구) 다이소 매장에 들른 뒤 타향에서 유일하게 아는 얼굴인 선배가 일하는 카페로 향한다. 아무래도 그 선배가 주인공이 대구로 내려오게 된 이유인 듯하다. 짧은 만남 후 방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며 낯선 곳에서의 처음날을 마무리한다. 내일부터 시작될 처음을 두근두근 기대하면서.

 

영화의 한글제목은 처음’, 영문제목은 ‘replay’. 한글제목이 보편적이고 넓은 범위를 소화한다면, 영문제목은 보다 직설적으로 작품이 커버하려는 영역을 명확히 규정해준다. 주인공의 상황은 대충 짐작되지만 정황 외에 구체적 설명은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에 영화는 오롯이 주인공의 (모종의 결심에 의한) 새로운 처음순간을 화면 한가득 재현하는데 집중한다. 누구나 낯선 환경에서 겪는 첫날은 두렵고 당황스러운 법이다. 모든 상황을 홀로 감당해야 하기에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감정을 극대화하는데 영화는 선택적으로 집중한다. 나머지는 부차적일 뿐이다. 주인공이 낯설고 새로운 풍경을 골똘히 응시하며 호기심 가득해하는 찰나를 곁에서 함께 체험하면 족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어렴풋하게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굳이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의 도전이 순탄하기를 응원하면 충분할 테다.

 

영화 속 주인공은 잔인한 청춘캐릭터에서 벗어나 이제는 찾아보기 귀해진, 호기심 가득 반짝반짝 빛나는 청년세대의 찰나를 구현한다. 낯선 환경이 두렵긴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단호한 의지를 감춘 주인공의 처음내가 제일 불행해타인에 무관심한 청년세대의 부정적 초상 자기복제 경향과 확연히 대비된다. 새로 입주하는 또래 학생에 대한 호기심이나 클레임을 거는 옆집 이웃과 친해지기 위해 고심하는 주인공의 태도는 <처음>을 보던 이들의 꽁꽁 언 마음을 녹여주는 마법을 선보이기도 한다.

 

문득 영화 속 주인공이 이와이 순지의 <4월 이야기> 속 대학신입생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월 이야기> 주인공은 추운 북쪽 홋카이도에서 따뜻한 남쪽으로 학업 때문에 이사를 왔는데 <처음> 주인공 역시 서울에서 대구로 새로운 학교 때문에 내려왔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아쉬운 점이라면 <4월 이야기> 속 대학과 서점의 낭만적 분위기에 비해 <처음>의 현재형 지역 대학가 풍경은 운치라고는 도무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이 영화 탓은 아니다. 다만 두 영화 속 인생의 가장 빛나는 찰나가 비교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향수를 소환하는 현재의 영화 속 풍경이 너무 살풍경해진 게 못내 씁쓸할 뿐이다.





 

 *본 작업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역영화 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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